Past

내용이 사라진 이야기
A Story of Lost Content
이효연 개인전
2015. 11. 11[Wed] - 11. 30[Mon]

이효연/ 붉은색의 조화(Harmony In Red)/ Acrylic on linen/ 130.3×162cm/ 2015 이효연/ 좋은 풍경1(Right Landscape1)/ Acrylic on linen/ 193.9x130.3cm/ 2015 이효연/ 별이 우거진 하늘(Starry Night)/ Acrylic on linen/ 116.8x91cm/ 2015
이효연/ 붉은색의 조화(Harmony In Red)/ Acrylic on linen/ 130.3×162cm/ 2015
이효연
붉은색의 조화(Harmony In Red)
Acrylic on linen
130.3×162cm
2015
작가노트

내용이 사라져버린 이야기가 있다. 이것은 주어만 있고 목적어, 서술어는 물론 형용사 부사도 모두 사라져 버린 이야기이다. 주어만 있는 이야기, 그러니까 나 또는 너 또는 우리, 그들만 존재하는 이야기, 몸이 없는 사람과 같은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의 흔적은 간헐적으로 내게로 온다. 시간 그리고 망각이라는 터널을 지난 어떤 사건, 혹은 상황이 다시 내게 상기되는 날 나는 설명하기 어려운 강한 허기를 느낀다. 하늘엔 구름이 흐르고 서늘한 바람이 분다. 비행기가 지나가고, 나뭇잎이 흩어진다. 나는 용서받지 못한 어느 노인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나의 이야기의 파편들을 줍는다. 이것은 분명 이야기인데 줄거리를 기억하는 이가 없다. 그것은 나도 마찬가지다. 내가 주인공이 된 이야기에서 시간이 많이 흐르지 않은 어떤 날 이것은 줄거리가 있었고, 등장인물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날 이야기는 파편이 되어버리고 그림자도 흔적도 가끔은 기억마저도 사라져버린 이야기가 되었다.

신을 벗고 마른 낙엽 숲을 걸었다. 처음엔 아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이내 푹신하고 바스락 하는 것이 좋았고, 처음 느껴보는 촉각이었다. 한번도 시도해본 적 없으니 당연히 처음 느끼는 감각이었다. 한참을 까만 밤의 까만 숲을 걸었다. 두려운 마음보다는 가끔 보이는 희미한 불빛에 이끌렸고, 그 불빛에서 무언가 따뜻함이 전해지는 듯 했다. 길의 끝은 보이지 않았고, 내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그 곳이 그 길의 끝이었다. 요즘은 까만 밤에 까만 숲 속을 걷는 것이 내가 작업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멈추고, 다시 그리면서 나는 희미한 불빛을 마주하거나 젖은 발바닥의 촉각을 기억해내려 한다. 독감을 앓듯이 몸살이 온다. 그림에 몸살이 온다.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받아들이고 걸음을 옮긴다. 내가 서있는 지금 이곳은 그저 새로운 길이 생기지 않은 무성한 풀숲일 뿐이다. 걸어온 발자국 뒤에 희미한 길이 나기를 기대해 본다.

I walked in the parched forest without shoes. At the beginning, I felt my wet feet hurt, but after a while I got to like the soft touch and sound made with my steps. It was a first feeling I never had before. This was obvious, as I now felt it for the first time; I hadn’t tried this, ever. For a long time I walked in the black forest, in the black night. In the beginning I could feel fear, and then soon realized there was nothing to be afraid of. In the distance I could see a small, vague light. Even I felt warmth from the light. There was no end of the way, just when I stop my steps, the place is the end of the way I walked. These days I am working like walking in the dark forest. I draw, stop, and then draw again. With that drawing I encountered vague light or try to remember the feeling of wet bottom of my feet. Like flu I could feel my body hurting. My painting got flu. There is no other way to do it, just accept it and go ahead. The place where I stand is in bush where there is no way out. Behind my foot print I hope there can made a way to go, lit by a vague light.



작가프로필

2015 <회화-세상을 향한 모든 창들>, 블루메 미술관, 헤이리
2014 <가면의 고백>, 서울대학교 미술관, 서울
2014 <낯선 풍경, 이국풍경>, 63 스카이아트 미술관, 서울
2013 <체러티 바자 2013>, 스페이스 K, 서울
2013 <숲속의 산책> 릴레이 결과 보고전, 유중 갤러리, 서울
2013 2인전, 스페이스K, 대구
2013 ,논밭예술학교 지하갤러리, 헤이리
2012 , 롯데 갤러리, 서울
2012 , SCAG 갤러리, 서울
2012 <입주작가 소개전>, 1 갤러리, 서울
2012 <아뜰리에 결과보고전>, 가나아트센터, 장흥 아트파크 미술관, 서울,장흥
2012 , 갤러리아 센터시티, 천안
2012 <가장 사적인 도시>, 금산 갤러리, 서울, 헤이리
2012 <작은 그림전>, 장흥 아트파크 미술관, 장흥
2012 <찰나>, 장흥 아트파크 레드 스페이스, 장흥
2011 < 화가, 소설을 그리다>, 거락 갤러리, 서울
2011 <작은 것의 미학>, 갤러리 아트유저, 서울
2011 , 갤러리 키미아트, 서울
2011 2인전, 포월스 갤러리, 서울
2010 <쉼의 풍경>2인전, 닥터박 갤러리, 양평
2010 <시간을 잃어버린 마을>, 신한 갤러리, 서울
2010 , 큐리오묵 갤러리, 서울
2010 , 가나 컨템포러리, 서울
2010 <330인 작품전>, 선 갤러리, 서울
2010 2인전, 로얄 갤러리, 서울
2009 <아트로드77>, 한길 갤러리, 헤이리
2009 , 아이엠아트 갤러리, 서울
2008 , 닥터박 갤러리, 양평
2008 , SP갤러리, 서울
1998 <안티피아>, 한전 아트 플라자 갤러리, 서울
1997 대청호 국제 환경 미술제, 서울

수상경력
2012 63 스카이아트 미술관 신진작가 프로젝트 선정
2011 KIMI For You 내일의 작가 선정

작품소장
서울시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호서 대학교
구호 디자인
63 스카이아트 미술관

레지던시
유중아트센터 레지던시 (2012.11~2013.10)
가나 장흥 레지던시 (2010.9~2012.8)